육아의 디테일

초기적 식물 세포의 융합 실험

way-to-the-rich 2022. 10. 2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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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씨앗으로도 번식 하지만, 가지를 꺾어 꽂는다거나 잎을 잘라 심어도 완전한 개체로 발생한다. 오히려 우수 품종은 유전자를 보존하고자 '씨앗받이' 보다는 꺾꽂이나 잎꽂이, 뿌리 나누기, 휘묻이 같은 방법으로 개체를 증식시킨다. 서로 다른 두 가지 나무를 접붙이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육종을 통해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는 센다이 바이러스를 사용해서는 동물세포만 융합시킬 수 있다는 데 있었다. 말랑말랑한 동물세포와는 달리 식물세포는 세포 겉면에 딱딱한 세포벽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히 식물세포를 섞어주는 것만으로는 융합이 일어나지 않고, 센다이 바이러스도 이 세포벽을 뚫고 들어가지 못한다.

따라서 식물세포의 융합 실험은 10여 년이 지난 1970년대에야이루어졌다. 단단한 세포벽을 약품 처리해 녹인 다음, 여기에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이라는 물질을 처리하면 식물세포가 서로 엉겨 붙어 융합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를 다시 적당한 양분이 든 배양접시에 옮기면 다시 세포벽이 생기고 두 세포의 특징을 모두 가진 새로운 식물세포가 생겨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낸 것 가운데 유명한것이 바로 '포메이토 다. 줄기에는 토마토, 뿌리에는 감자가 열리는이 기이한 식물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유전공학의 결정판이자, 과학기술의 발달이 가져다줄 장밋빛 미래의 신호탄으로 보였다. 비록 지금은 포메이토에서 열리는 감자나 토마토 어느 한쪽도 변변치 못해상품성이 없어 거의 사장된 상태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 분야의 연구는 끊임없이 이어져 파슬리 잎을 가진 당근이라든지, 담뱃잎이 달린 페튜니아 꽃 같은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내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식물세포의 융합은 앞으로 인간을 위협할지 모르는 식량 문제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한 방패막이다. 한정된 땅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식량을 생산하려면 잎, 줄기, 뿌리 등 버리는 부분 없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유리할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동물세포의 융합은그다지 효용성이 없어 보였다. 동물세포를 융합시키면 여러 가지 융합 세포가 생겨나지만, 이게 개체로 발생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쥐 세포와 사람 세포는 섞어서 융합 세포를 만들 순 있지만, 그렇다고 쥐 인간이나 인간 쥐가 탄생하진 않는다. 동물세포의 융합은 몇몇 유전자의 특징을 밝히는 실험말고는 별다른 유용성을 갖지 못했다. 그래서사람들은 단순히 세포 수준의 융합보다는 더 나아가 장기 융합, 즉이종이식을 시도하고 있다.

이종이식이란 종이 서로 다른 생물체 간에 장기를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이종이식의 역사는 의외로 오래돼서, 1900년대 초반 돼지의 신장을 신부전증 환자에게 이식하는 시도가 있었다. 이후 돼지뿐만 아니라 침팬지, 비비, 원숭이의 신장, 간, 심장, 췌장, 골수 등을환자에게 이식하는 실험을 했으나, 이종이식 실험은 거의 실패로 끝났다. 대부분 동물 장기의 이식은 환자의 생명을 기껏해야 몇 시간에서 며칠(기록상 98일) 정도 연장시켰을 뿐이었다. 예외로는 1963년침팬지의 신장을 이식받아 9개월 동안 생존한 사례가 있다. 그리고지난 1995년 원숭이의 심장을 이식받은 에이즈 환자(에이즈 환자는면역 체계가 파괴되어 있어서 이종이식에서 오는 거부 반응에 대한 문제를줄일 수 있다)가 오랫동안 살았다는 기록이 있으나, 정확히 얼마나 살았는지, 지금도 살아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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