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때론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과학의 발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주는 경우가 있다. 위장의 소화 작용을 알아낸 것도 그런 경우다. 1822년, 총에 맞아 배에 머리만한 구멍이 난알렉시스 생 마르탱이라는 19세의 청년은 헌신적인 치료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구멍이 닫히지 않은 채 상처가 아물어버리고 말았다. 알렉시스를 담당한 주치의 보먼트 박사는 이후 배에 난 구멍으로 여러 가지 음식물들을 집어넣어 음식물에 따른 소화 시간의 차이,위액 성분, 위 내부의 모양 등을 관찰해서 기록하는 전무후무한 인체 실험을 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엄연한 인격 모독이지만, 당시에는 그런 일들이 종종 일어났으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운 나쁜 사람들의 희생 덕에 인류는 소중한 과학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다시 베르거의 이야기로 넘어가서 베르거는 뇌에서 측정되는 전기 신호에 뇌전도 Electroencephalogram, EEG 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후부터 뇌전도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런데 뇌파는 왜 발생할까? 불행하게도 정확한 답은 아직 잘 모른다. 이러저러한 가설들을 살펴봐도 스파이크 집합전위설이라는 둥, 대뇌피질 흥분기의 동기적 변동설이라는 등 한국말인데도 무슨 뜻인지 짐작조차 안 되는 어려운 가설들만 난무할 뿐 누구도 확신하진 못한다. 다만, 대뇌피질의 신경세포들이 구성하는 시냅스 안팎의전위가 모여서 일어난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사람의 뇌파를 관찰해보면 관찰 조건에 따라 뇌파의 주파수와 진폭이 다르게 나타난다. 뇌파의 주파수는 1~50Hz, 진폭은 10 ~100uV정도다. 이렇게 다양한 뇌파를 분류해보면 크게 알파, 베타, 델타, 세타 파장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알파파, 알파파는 인간 뇌파의 대표적인 파장이며, 보통주파수 10Hz, 진폭 50V의 파장이 규칙적으로 나타난다. 알파파는눈을 감고 마음이 평온할 때 가장 많이 나오며, 눈을 뜨고 물체를 보거나 흥분을 하면 줄어든다.
또한 알파파는 뇌발달과 밀접한 관계가있어서, 어린아이의 알파파 주파수는 4~6Hz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나이가 들면서 점점 주파수가 증가해 20세 정도 되면 10Hz의 안정된 주파수를 보인다. 알파파의 이런 특성 때문에 '○○스퀘어' 니 하는 학습 보조 기구들이 이 알파파를 나오도록 하여 마음을 가라앉혀머릿속을 맑게 해준다고 선전하기도 한다. 뇌의 변화에 따라 겉으로드러나는 현상이 뇌파인데,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뇌파와 비슷한 파동을 만들어준다고 해서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말이다.
알파파보다 주파수가 빠른 파동을 베타파, 느린 파동 중에서4~7Hz를 세타파, 그 이하를 델타파라고 한다. 원래 세타파와 델타파처럼 느린 파동은 처음에 뇌종양 환자에게서 관찰했기에 뇌의 이상을 나타내주는 뇌파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연구 결과 세타파와델타파는 젖먹이 아기에게서는 정상 뇌파며, 어른들도 잠이 들면 세타파와 델타파가 나오는 것이 밝혀져 무의식의 영역과 관계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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