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의 디테일

초능력의 일종인 텔레파시

way-to-the-rich 2022. 10. 1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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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애인과 격렬한 정사를 나누기엔 뇌혈관이 약한 듯이 보이는 핀처 박사의 죽음. 그러나 소설의 결말에서 그의 죽음은 우연이 겹쳐진 타살이며, 그를 죽음으로 내몬 사람은 마르탱이라는 전신 마비 환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사고로 온몸이 마비된 채 오로지 눈꺼풀을 깜박이는 것이 전부인 마르탱. 하지만 그의 뇌는 생생히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몸을 움직일 수 없어서 오직 '생각' 에만 모든 뇌활동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마르탱에게 핀처 박사는 제안을 한다. 박사는 마르탱의 시신경과 컴퓨터를 연결해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마르탱과 컴퓨터로 의사소통을 한다. 그리고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마르탱에게 박사 자신의 뇌의 일정 부위를 자극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서 뇌 속에 숨겨진 쾌락 중추를 찾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박사의 죽음은 쾌락 중추를 지나치게 자극한 것이 원인이었던 것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어느 정도 재생 능력이 있지만, 이 능력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세포가 있는데 바로 중추신경세포다. 뇌와 척수를 구성하는 중추신경세포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재생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고로 이 신경들이 손상을 입으면 회복 불가능한 장애자가 되고 만다. 사고로 하반신이나 전신 마비 후유증을짊어지고 평생을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몸’의 한계를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게 된다.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세상은 없을까. 살아 있음이, 뇌가 깨어 있음이 분명한 그 눈동자가 말하고 싶은 것이 얼마나 많을까. 이럴 때 누군가와 텔레파시라도 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텔레파시는 ESP (Extrasensory Perception), 우리말로는 초감각지각이라고 부르는 초능력의 일종이다. 초감각지각이란 말 그대로오감을 뛰어넘어 눈으로 보지 않고서도 사물을 인식하며, 귀로 듣지않고서도 소리를 알아내는 능력이다. SF 영화나 환타지 소설에서 자주 등장해 유명해진 텔레파시는 말이나 몸짓, 표정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감정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상대의 마음을 읽거나 자기 생각을상대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도대체 어떤 방식을 쓰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텔레파시란 말을 처음 쓴 때는 19세기부터고, 이 말이 나온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것이 실재하는지 논란을 벌였다. 초심리학자들은 실재한다고 주장하지만, 주류 과학계는 인간의 감각 기관을 초월한 텔레파시의 존재에 회의적이다. 듣지 않고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분명히 비합리적이지만 여전히 그럴 듯하게 보이는 까닭은 우리 뇌의 많은 부분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뇌 속에 우리가 모르는 어떤 신비한 능력이 있어서 텔레파시를 할 수도 있을 거라 막연한 기대를품곤 한다. 더군다나 뇌파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뇌파가 텔레파시를가능하게 해준다는 믿음이 퍼져나갔다.

뇌파란 뇌에서 나오는 일종의 파장으로 뇌활동에 따라 뇌에서나오는 전기 신호를 기록한 것이다. 1875년 영국의 생리학자 R. 케이튼이 최초로 토끼와 원숭이의 대뇌피질에서 미약한 전기 신호가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검류계로 기록해 뇌에서 전기 신호가 나온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람의 뇌파는 이보다 훨씬 뒤인 1924년에 와서야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한스 베르거가 사고로 머리에 상처를 입은 환자를 통해 알아냈다. 이 당시의 관찰 방법은 상당히 거칠어서, 베르거는 상처가 난 환자의 머릿속으로 직접 백금 전극 2개를 삽입해 전기 신호를 기록했다. 나중에 이 방법은 머리 피부 위에전극을 얹어도 뇌파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사라졌지만 어쨌든 엽기적인 관찰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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