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의 디테일

체세포 핵치환 기술

way-to-the-rich 2022. 10. 2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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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강의 물고기가 먹어버린 오시리스의 마지막 조각은 과연 어느 부분이었을까? 이 신화를 처음 만났을 때 가장 궁금한 것이 이것이었다. 물고기가 꿀꺽 삼킬 정도였으니 머리나 다리 같은 커다란 부위는 아니었을 테고. 일설에 따르면 물고기가 먹어버린 부위는 오시리스의 남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궁금증 하나 더! 아무리 이시스가 여신이라고 해도 이시스는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아들을 얻었을까? 나무로 깎아 만든 것이 제구실을 했을 리는 없고, 아무래도 이시스는 동정녀 마리아를 제치고 혼자서 자식을 낳는 최초의 여인인 모양이다.

신화에서는 가끔 이렇게 '혼잣몸'으로 아이를 낳는 여성이나 여신들이 종종 등장한다. 그리스 신화에서만 보더라도 헤라가 누구의 도움 없이도 혼자 헤파이스토스를 낳지 않았던가. 반대로 남성 혼자 아이를 낳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아테나가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난 것으로 유명하지만, 제우스 혼자서 낳은 것이 아니라 아테나를 임신한 메티스를 제우스가 삼켰기 때문이다.

 

여성만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생물학적 차이는 오랫동안 여성을 단지 '씨를 받아 아이를 키워내는 이' 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곤 했다. 그러나 과학이 발전하면서 생식 과정에서 남성의 정자보다 여성의 난자가 기여하는 바가 훨씬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다가 인간의 원형은 '여성형' 에 가깝다는 것도 말이다. 태아의 성기 형성 과정을 보면 성기의 기본형은 여성형이다. 남자 아기의 경우, 발달 과정에서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야만 비로소 남성 성기로 분화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대 의학은 여성은 남성의 도움 없이도 번식이 가능함을 알려주고 있다.

여성이 혼자서 아이를 낳는다. 이 소리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복제 인간 이야기일 것이다. 2003년 초, 사이비 교주이자 UFO 신봉자인 라엘 무브먼트가 이끄는 클로네이드 사가 복제 아기를 출생시켰다고 주장해 세상을 시끄럽게 한 적이 있었다. 한동안 전세계를 뒤흔든 이 논란은 그 후 클로네이드가 이를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서 어영부영 넘어가 버렸다. 그들은 복제아라고 주장한 아기의 사진만을 공개했을 뿐, 아무런 유전학적 · 분자생물학적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 아기는 모체(어머니)가 되는 여성의 복제 인간이라고 한다. 만에 하나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여성은 복제 아이의 쌍둥이 언니인 동시에 엄마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클로네이드 사는 이 복제 인간 여성이 '체세포 핵치환 기술'을 이용해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그 바람에 원래는 순수 연구와 치료 목적을 위한 체세포 핵치환 기술이 복제 인간이라는 윤리적 문제와 뒤섞여 순식간에 그 존립이 흔들리는 상태로 전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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