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은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몇 년 전에 급성 신염을 앓은 적이 있었다. 이틀 동안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에다가, 소변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아 온몸이 부어올랐다. 염증이 생긴 신장 때문에 옆구리는 창으로 찌르는 듯 아팠고, 항생제의 부작용과 고열 때문에 계속 토하기만 했다. 아무리 진통제를 맞아도 아픔은 가시지 않았고, 통증은 견딜 수 없을 만큼 심해지기만 했다. 결국, 의사는 진통제 대신 수면제를 놓아주었고, 난 이틀 만에야 겨우 잠을 잘 수 있었다. 얼마나 잠이 들었을까. 혼곤한 잠에서 깨어났을 때, 제일 먼저 느낀 감각은 또다시 통증이었다. 아픔만 없애줄 수 있다면 무엇이든하고 싶었다. 만약 이 고통이 영원히 지속된다면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만큼 통증은 내 모든 정신과 삶의 의지를 갉아먹었다.
통증이란 말 그대로 아픈 증세를 말한다. 통증은 우리가 지닌 오감의 하나인 촉감의 한 갈래다. 촉감은 온몸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감각 수용기들로 느낀다. 따뜻함을 느끼는 온점, 차가움을 느끼는 냉점, 압력을 느끼는 압점, 그리고 고통을 느끼는 통점이 있어 각각 뜨거움, 차가움, 압력, 고통의 신호를 뇌에 전달한다. 이 여러 가지 감각 수용체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바로 고통을느끼는 통점이다. 가장 적은 온점이 평균 1cm²당 3개 정도만 존재하는데, 통점은 같은 면적에 100~200여 개가 존재한다.
또한 통증은 다른 감각 수용기들의 말단이 캡슐에 싸여있는 것과는 달리, 신경에서 뻗어 나온 끝부분이 그대로 노출돼 있어서 다른 감각기보다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통증은 다른 감각보다 가장 먼저 반응하며, 통증이 아닌 다른 자극이라도 그 자극이 매우강렬하면 통증으로 느낀다.
아픔은 고통스럽고 사람들은 통증을피하려고 한다. 약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약도 진통제다. 때로는 통증을 없애고자 더큰 위험을 감수하기도 한다. 말기 암환자에게 합법적으로 모르핀(마약성 진통제)이 주어지는 것처럼, 마약은 그 커다란 해악에도불구하고 뛰어난 진통 효과 때문에 아예 없앨 수가 없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가능하면 고통 없는 삶을 살려고 하고 통증을 없애려고 하는데, 통증을 느끼는 감각은 왜 이토록 발달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통증이야말로 '생명체가 생존을 유지할 수있는 필수 방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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